Friday, January 9, 2015

찰나의 위로

 
 


크랜필드는 1년된 밴드답게 풋풋하고 조금은 어색하고 말솜씨가 형편 없었다 실없는 멘트들에 자꾸 헛웃음이 나왔다 소년같은 이성혁의 목소리와 몽롱한 사운드는 나를 자꾸 취하게 만들었다 드러머 지수현씨의 말대로 무대도 예뻤지만, 그 순간의 공기와 관객들의 호응, 목소리와 악기가 전달하는 감정들이 퍽 낭만적이었다 조명에 반사되던 무대 장식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연주가 화려하지 않아도, 조금 서툴러도 좋아. 사실 음원으로만 들었을때는 그저 적당히 모던하고, 적당히 세련된 밴드라고만 생각했다 헬로루키 대상을 받을만한 노래들은 아니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 내 취향은 아즈버스에 가깝다 — 라이브가 훠어얼씬 좋았다 역시 음악은 라이브로 들어야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다
그리고 어린 여자 팬들이 의외로 많더라 이제 갓 고등학생 티를 벗어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된, 내 또래의 관객들이 많아서 놀랐다 나는 여지껏 소녀떼를 몰고 다니는건 쏜애플 혹은 딕펑스 뿐일 줄 알았다
 
무엇보다도 밴드멤버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많은 위안을 얻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저런 미소를 지을 수 있다니, 저렇게 행복해 할 수 있다니
 
음악도 음악이지만 앨범 커버가 너무 예뻐서 가지고싶은 앨범이다

2월달에 신보가 나온다고.







 
 
 

그리고 다음날은 한음파
스페이스 공감의 그 작은 공간이 한음파의 무게를 잘 견뎌내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 공연이었다 사운드는 무지막지하게 쿵쾅거리며 휘몰아쳤고 머리와 귀는 윙윙거렸다 음악과 분위기만으로 압도당하는 기분이었다 별다른 멘트를 많이 하지 않고 음악으로만 끌어가는 것이 퍽 근사해보이기도했다 앨범 제목처럼, 말 그대로 이명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문을 박차고 나오며 외쳤다 오늘부터 내 이상형은 마두금 켜는 남자! 함께 간 jo와 씨디를 사고 사인도 받았다 이정훈씨는 와주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뮤지션들의 진심이 묻어나는 그 한마디가 참 좋다 


 
귀가 참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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