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anuary 9, 2015

그리고 긴긴 밤

 
 
 
어제 jo와 밤을 지새웠다 몹시 춥고 종로의 불빛들은 꺼질 줄을 몰라 꼭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밤이었다 맥도날드의 햄버거는 따뜻했고 점장은 부지런히 바닥을 쓸었다 jo는 쉴새없이 그러나 신중하게 말을 꺼냈다 무슨 대답으로 어루만져주어야 할 지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씹다가 끝끝내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삼년이 지난 믿을 수 없는 일들은 퍼석하게 매말라 있었지만 여전히 끔찍했다 나는 너의 눈물을 외면했던가
도저히 스무 해의 인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너의 이야기 앞에서 나는 무기력했다
내가 너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부끄러운 날이었다 미안한 날이었다 그럼에도 실없는 소리들만 지껄일 수 밖에 없었던, 따뜻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손으로 너의 손을 마주 잡아주는 것이 전부였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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