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9, 2014

오늘 밤도 빙빙도는 이 세상

 
 
한주동안 본 영화들.
 
<아이덴티티>
<프란시스 하>
<마미>
<바틀 로켓>
<호텔 슈발리에>
<드래곤 길들이기 2>
<킬 유어 달링>
<해무>
<호빗 : 다섯 군대 전투>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세븐>
 
 
한주동안 본 책.
 
<델러웨이 부인>
 
 
 
성적이 나왔다.
막판에 과제들도 포기하고 시험공부도 안해서 c밭을 예상했는데,
전공과목 하나를 제외하고는 다 a랑 b여서 적잖이 놀랐다.
심지어 한현강은 a+였다. 문창과 사람들의 성실도를 짐작할수 있었다.
학점 계산을 해보며 나는
우리 학교 성적 기준에 c가 없는 것은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고찰해보았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c를 받는 걸까. 나보다 더한 이들이 있다니.
아마 전에 다니던 학교였다면 2.5점도 못 넘겼을 것이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고왔다. 시급과 가게 위치는 참 마음에 드는데
사장님이 깐깐해보여서 좀 걱정이다. 
연락이 두절될까봐 처음 십만원은 묶어둔다는 둥, 이번주부터 안나오면 곤란하다는 둥.
무엇보다도
기존 알바생들에게 말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나는 사람들간의 관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너무 남처럼 대하는 것은 더 싫다. 격식 차리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 때 '이제 말 놓아도 되죠?' 라고
스스럼 없이, 그러나 듣는 이도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좋다.
알바생들은 훈훈했지만
나는 이내 조금도 설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고는 설렘을 느꼈던 적이 딱 한번이었는데
작년이었다. 알바하던 곳의 사장님이었고 서른살 초반이었다.
면접을 보러간 날 보자마자 반했고 무조건 그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그가 유부남이라는 건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다섯 살 난 아들도 있었다.
까무잡잡한 피부도 살짝 작은 키에 다부진 몸도
진중한 목소리도 약간 아저씨스러운 유머감각도
다 좋았지만
뭐, 나는 천하의 썅년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남의 남자를 뺏을 만큼 팜므파탈도 아니었으므로 
포기했다. 기 보다는 좌절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안보면 죽을 정도로 좋아한 것은 절대 아니었기에 그리고 미련이 남은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순간의 떨림인 줄만 알았는데
몇주 전 역 어느 앞에서 그를 닮은 남자와 마주치자
나는 다시 한번 숨이 멎고 말았다.
아마도 나의 외형적인 이상형은 그런 부류에 가까운가 보다.
 
 
 
 
 
내일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국카스텐의 단독 콘서트.
너트 콘서트도 포기하고 가는 공연이기에
미친듯이 놀아줄거다.
전 남자친구는 내가 진짜 잘 논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미친 기타리프와 미친 사운드와 미친 목소리를 직접 마주할 생각을 하니
벌써 두근두근.
 
 
.
한정판을 사지 못한 내가 자살해야 하는 또다른 이유.
나도 하현우 기타 갖고 싶다. 김기범 베이스도.
 
 
 
 
 
 

 
이마트에서 발견한
엄마가 주는 최고의 선물




Saturday, December 27, 2014

댄스왕과 작가의 괴리


 


같은 날
네이버 블로그와 Shakeyourbodymoveyourbody 사이트의 일기. 
같은 사람의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이 괴리감이란.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글쓰는(전자의) 이석원보다 노래하는(후자의) 이석원이 훠얼씬 더 좋다
그러니 6집 타이틀은 '섹스킹'으로 내주세요 댄스왕씨,
 
 
 
*며칠 전 콘서트에 못 간 것은 올해 가장 후회되는 일들 중 하나.
  그놈의 돈이 문제다. 
 
 

Friday, December 26, 2014

하지만 당신도 곰과 함께 살잖아요?

 
 






 
 
ernest & celestine (2012, France)
 
 
 
 

동화가 지닌 힘.

Wednesday, December 24, 2014

우리 여전히 서로 사랑하지



<마미>를 봤다.
돌란은 영화에서의 사운드 오르가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Wonderwall'과 'Colorblind', 'Born to die'를 들으면서
그렇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던 건 처음이었다
정말이지, 문자 그대로 '튀어나오는 줄'만 알았다. 
 
자비에 돌란은 스물여섯살에, 잘생겼고, 천재에다가, 칸의 총아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니며,
무슨 영화상 따위를 휩쓸고 다니면서 심지어 게이다. 완벽한 놈.
 
 
 
그리고 문제의 화면비율.
영화 중간 스티브가 손동작으로 1:1비율에서 풀사이즈 비율로 화면을 확장시키는데,
생전 그런 쾌감은 처음 느껴봤다.
팔뚝에 오소소 돋아나던 그 소름을 어떻게 잊을수 있을까.
그리고 또 그 음악들은. 자꾸 마음이 쓰이던 세 인물들은.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 영화는 무조건 다운받을 것이라 결심했다.
우울해질 때마다 보드를 타고 질주하는 스티브를 돌려봐야지.

돌란의 그 과하고도 파격적인 미장셴들이 좋다.
하지만 당신을 좋아하진 않을것이다.
너무 완벽해.





사운드가 다 찢어질 정도로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고 들어야한다.

-cause you and I, we were born to die

Sunday, December 21, 2014

미국으로 떠나기 전

 
 
결핍이 많은 사람일수록 누군가에게 자꾸 의존하는 사랑을 하게되는 걸까. 친구 cy는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가려 하고있다. 원래 종잡을 수 없는 아이였지만 이런 식일 줄은 몰랐다. 미국이라니, 컬리지라니, 그리고 또......
내 딸이나 여동생이었으면 당장 머리채를 쥐어잡았겠지만, 그 애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우울을 겪어왔는지 알기에 마냥 말릴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 자신이 견뎌내어야 할 일이다. 나는 다만 cy가 늘 이성을 놓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감정에 치우쳐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기를. 그리고 행복했으면. cy는 그저 그런 멍청한 여자애가 아니니까 크게 걱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유형의 사랑이 있고,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 투성이니까 말이다.
 
cy는 나에게 자신이 행복해보이냐고 자꾸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 행복이 너무 불안하고 위태로워보였지만, 별다른 말로 그 감정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다 이해할 수 있다. 네가 레즈비언이어도, 불륜을 저질러도, 심지어는 살인을 한다고 해도 말이다.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나는 손을 잡고 계속 말했다.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행복해야 해.
 
 

Wednesday, December 17, 2014

I simply remember my favorite things and then I don't feel so bad



겨우내라는 말은 참 좋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고마와요라는 말도 :-)라는 이모티콘도
내일 마주하며 함께 웃고 눈을 마주칠 사람들도 여기 눈쌓인 북한산도
프랑크시나트라와 냇킹콜과 마이클부블레의 캐롤도
곧 개봉하는 <마미>와 <호빗>과 곧 감상할 <사랑에 대한 모든 것>도
조휴일도 하현우도 박해일도 에디 레드메인도 카세 료도 뱅상카셀도
또또또또

My Favorite Things의 가사처럼 강박적으로
내가 애정하는 것들을 읊조리게 되는 날들이 있다
좋아하는 것들만 마주하며 살고싶은 나는 이기적이다
싫은 것들은, 불편한 것들은, 뒤틀린 것들은 이야기하지 말아야지

맺고 끊는 것에 서투른 나를 자책했다
항상 이런식이다, 항상. 진짜로. 생각할수록. 지금까지 모든.
그런데 왜 내가 미안해해야하는 거지 다들 내가 만만한가요 그런건가요
나는 많은걸 바라는게 아닌데 그저 보통의 존재이고 싶은건데

*가깝고도 먼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다른이들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적어도 블로그에는
나른하고 선선한 그래서 아주아주 먼 훗날 보아도
기분 좋아질만한 이야기들만 담고 싶다
이제부터 그럴거다

연말이다




Monday, December 15, 2014

Oops(fxxking)Nice



 
 
맴돈다 날린다 날본다 날려 홀씨가
맴돈다 날린다 날본다 날려 홀씨가
 
우리들의 민들레여
너와 나의 민들레여
 
맴돌아 흩뿌려진 우리의 구름같은 이야기들
맴돌아 우리들의 구름같은 이야기들
맴돌아 흩날려라 내일의 너와나의 민들레여
맴돌아 너와 나의 민들레여
 
날린다 맴돈다 홀씨가
날린다 맴돈다 홀씨가
 
우리들의 민들레여
너와 나의 민들레여
 
맴돌아 흩뿌려진 우리의 구름같은 이야기들
맴돌아 우리들의 구름같은 이야기들
맴돌아 흩날려라 내일의 너와나의 민들레여
맴돌아 너와 나의 민들레여
 
 
바람타고 날리라 !!!
 
 
 
 
 

유튜브 돌아다니다가 기습적 걸크러쉬Girl Crush를 당했다
하얗고 예쁜 어깨도 가느다란 팔뚝도 반삭한 머리도 다다다 좋다
여성 록커들은 민소매를 입어야 하는구나 그게 진리구나

여유로운 듯 지어보이는 마호언니의 미소가 아주 미치게한다


Saturday, December 13, 2014

드디어





종강이다


야호! yay!




Thursday, December 11, 2014

지극히 주관적이고 취향 타는 올해의 앨범





국카스텐 [Frame] ★★★★★
 
아무한테나 별 다섯개 주고 그러는 쉬운 여자이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팬심에 의해 별 반개를 더 붙였다. 국카스텐 이 미친사람들이 마침내 노래에 약을 탄 게 분명하다. 다른 가수들한테 미안해질 만큼 이 앨범만 무한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질리지도 않는다. 아무리 밴드가 가진 소리의 다양성이란게 존재한다지만 이 정도로 풍성하고 선명한 느낌은 처음이다.
 
 Best : 전곡...이지만 굳이 뽑자면 '오이디푸스', '작은인질', '저글링', '스크래치', '로스트'


 
9와숫자들 [보물섬] ★★☆
   
구숫 미안. 좋은 앨범이라는 건 알고 있다.
 
Best : 숨바꼭질 


 
10cm [3.0] ★★★   
 
 2집 발매 후 퍽 실망했던 터라 별 기대 안했는데 다시 예전의 감성으로 돌아간 듯 보인다. 특히 '짝사랑'은 ep앨범 '눈이 오네' 때와 비슷한 분위기가 들어 반갑다. 개인적으로 이런 노래를 부르는 권정열의 목소리가 좋다. 야한 가삿말을 부를 때는 너무 능글거린단 말야.  '여자는 왜 화를 내는 걸까'는 삼인의 슈퍼스타 때 부른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Best : '3집에 대한 부담감', '아프리카 청춘이다', '짝사랑'
 
 
가을방학 [종이우산] ★★☆  
 
   계피언니 미안... '지혜'의 가사는 좋다.
 
Best : '지혜' 
 

 
게이트플라워즈 [늙은 뱀] ★★★☆    
 
여전한 에너지. 정규앨범 내주세요
 
Best : '저', '늙은 뱀'


 
고고보이스 [Happy] ★★★     
 
 기존의 고보에 비해 담백해져서 깜짝 놀랐던 앨범. 조금 심심한 느낌이 있지만 나름대로 좋다.
 
Best : '우린 긴 여행을 하는 거야', '농담'    


 
눈뜨고코베인 [스카이랜드] ★★★     
 
특유의 괴상발랄함 좋아요. 냉소도 좋아요
 
Best : '포스트맨은 벨을 두세 번 울린다', '2011년 여름 장마'


 
단편선과 선원들 [동물] ★★☆  
 
야생적인 그들의 음악은 아직 좀 낯설다.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어볼 것.
 
Best : 황무지



 
로로스 [W.A.N.D.Y] ★★★☆
 
Best : 'U'
 

 
망각화 [The Rumor] ★★


 
미미 시스터즈 [어머, 사람 잘못 보셨어요] ★★★☆  
 
사실 내가 기대한 미미시스터즈의 방향은 이런 것은 아니었다.  70년대의 펄시스터즈나 바니걸스 같은 복고풍의 음악을 은근히 바라왔다. 1집은 적어도 사이키델릭하긴 했는데. 펄시스터즈를 오마주한 화장과 복장도 매력적이었는데. 그치만 1집에서와 달리 자신들의 색깔을 서서히 잡아가는 것 같아 기쁘다. 농염한 누나 컨셉이라니, 멋지잖아!
 
Best : '낮술', '내 말이 그 말이었잖아요'        


 
바버렛츠 [바버렛츠 소곡집 #1] ★★★☆ 
 
21세기 우리나라에서 이런 음악이 가능하다니! 크리스마스와 참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항상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얼마 전 캐롤 앨범을 발매했다.
 
Best : '가시내들', '쿠커리츄'
 

 
 쏜애플 [이상기후] ★★★★   
 
보컬 보이스만 내 스타일이면 당장 별 반개 더 추가될 것 같은 밴드. 목소리가 너어무 매끈하고 유연하다. 젊고 잘생겨...(었나?) 하여튼 윤성현 인기 많더라.
 
Best : '남극', '시퍼런 봄', '아지랑이'
   
 
 
아즈버스 [Monomobile] ★★★★  
 
지이인짜 좋다. 올해 헬로루키 우수상 받았던데, 앞으로가 기대된다. 보컬 우주의 목소리가 정말 와일드하고 흡인력있다. 음악도 목소리도 밴드 자체도 마녀 같다.
 
Best : 'The Story'
 

 
옐로우몬스터즈 [The Van] ★★★★   
 
변하지 않고 늘 거친 감성을 가지고 있어줘서 고마운 밴드. 멜로디 라인이 좀 비슷비슷하면 어때. 가사는 훨씬 더 과격하고 속 시원해졌는 걸. 
 
   Best : '빨갱이', 'Dear'  


 
우주히피 [3] ★★★★  
 
담백하고 쓸쓸한 목소리 속에 묻어 나는 묘한 섹시함. 어쿠스틱 선율이 주는 위로도 참 좋다.
 
Best : '끝나가는 시절', '지금', '머뭇거리다'
 

 
윤덕원 [흐린 길] ★★ 
 
아날로그 감성의 담담한 노래들.
 

 
아마도이자람밴드 [크레이지 배가본드] ★★★★   
 
Best : '나의 가난은', '노래', '은하수로 간 사나이'
 

 
장기하와 얼굴들 [사람의 마음] ★★★★  
 
 타이틀곡만 들었을때는 네 개 반이었다가,  다 듣고 나서는 세 개 반이었다가 여러 번이고 다시 들은 후에 결국 네 개로 타협. 예전에 비해 훨씬 세련되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1집의 감성이 가장 좋다. '달이 차오른다 가자' '별일 없이 산다' '정말 없었는지' 같은 노래는 이제 못 나오는 걸까.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가 리메이크 되어서 나온 건 무척 반가웠던 일이다.
 
Best : '사람의 마음', '기억 안 나',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크라잉 넛X노브레인 [96] ★★★☆  
 
단순한 추억팔이로 끝날까봐 걱정했는데 서로의 편곡이 생각보다 무척 매력적이어서 놀랐던 앨범. 트랙 수가 적은 것이 아쉽다.
 
Best : '96'


 
파블로프 [26] ★★★   
 
Best : '한껏 조여진'
 

 
한음파 [이명] ★★★★☆  
 
요즘 유일하게 국카스텐 2집과 함께 듣고 있는 앨범. 휘감는 사운드와 서로 삐걱거리며 맞물리는 악기들도 몹시 매력적이다. 낯설고 이질적인 소리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Best : '곡예사', '백야', 'Freeze'


 
황보령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황보령의 목소리는 이미 악기인 걸 뭘. 입만 떼어도 쩌는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가 부럽다.
 
Best : '매일 매일 매일', '어디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앨범전체를 다 들어보았던 가수들만 죽 나열했는데 생각보다 적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다른 가수들의 앨범들도 꼼꼼히 들어봐야겠다.
편식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Wednesday, December 3, 2014

우리 둘은 얼어붙지 않을거야



나는 겨울성애자
겨울은 언제나 좋아요

쭈그러드는 목과 그런 목을 옥죄는 갑갑한 목도리와
자꾸 부르트는 손과 차가운 변기와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과
살 속을 파고드는 어마어마한 바람과 시린 무릎은 끔찍하지만,

겨울은 그 모든 것들을 견딜만한 가치가 있는 계절
원래 예쁜 것들이 까다로운법이잖아요
아, 내가 겨울생이라 그러는 건 아니고요.

더더더 추워질수록 더더더 기분 좋아지는 건
내가 변태인 건가요

수많은 겨울 노래들이 있지만
이런 추위에 이런 눈발이라면 역시-






특별히 acoustic으로 준비했어요

오늘 같은 날 antifreeze를 듣지 않는다면
당신은 정말 바보예요

꿈 속에




어젯밤 꿈에 김고은이 나왔다
친구랑 한예종 캠퍼스를 거닐고 있었는데 기타를 든
김고은이 보였다 멀리서 봐도 엄청 하얗고
빛이 나서 입 벌리고 쳐다 보고 있는데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서는 귀에다 대고 '우리같이도망가자' 고 말했다
나는 약간 이성도 잃고 흥분해가지고는 막 고개를 끄덕였다 
핸드폰으로 당장 후쿠오카로 가는 ktx(대체 왜?) 2장을 예매했다 
시간이 촉박했고 우리는 함께 서울역을 향해 뛰었다 
나는 막 뛰다가, 뛰다가 깼다


꿈 속 김고은의 눈빛은 은교라기보다는 영아와 비슷했다








아무래도 이 사진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결론은
그래서 늦잠잤다 지각이다


Saturday, November 29, 2014

거품이 아니길




아무리 투수진 기근상태라지만 84억이라니.
내년엔 어쩌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보상선수는 누굴 지명할지도 걱정이다

스포츠를 보면서 한 팀이 변화 없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것만큼 모순적인 생각이 없지만 어쩔 수 없는 걸

이를테면 이종욱과 손시헌 때의 그 허탈감이란.



꿈에도 다시는 시작되지 못할



1.
어제부터 머리가 몹시 아프다

2.
지금 생각해보니
하루종일 같은 앨범 같은 트랙들만 빙빙 반복하고 있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어쩜 하나도 빼먹을 것 없이 다 좋지 크라잉넛 5집이랑 언니네이발관 5집 검정치마1,2집
이후로 (우리나라 앨범은) 처음이다 내가 콩깍지인건지 이사람들이 미친건지.


어린시절 처음으로 국카스텐 노래를 들었을 때는
사운드가정말끝내준다고생각했다사이키델릭한음악은생전처음이었고
그긁는듯한시원시원한고음하며막귀지만기타리프와베이스도황홀하다고느꼈다
다만가사는,그가사들은받아들이기가정말로힘이들었다
어려운것은둘째치고중2스러움이며허세스러움을감당하기란.
그시절나는사람들,특히남자들의허세를극도로질색했기때문에
(지금도그습성이조금남아있긴하다)
그들의노랫말은그저뭔가치기어리고패기가득한,
뭔가'이상'스러움을지향하지만미숙한소년의것이라고밖에느껴지지않았다
하현우가생각했던것보다똑똑하고생각이깊다는것은나중에야알게됐다
내공없이는나올수없는가사라는것을그당시에는잘몰랐던것이다

그래도지금은다익숙해졌다
이제와생각하는거지만그들의노래는
오히려그런난해하고뒤틀린가사가어울린다는생각이들기도한다
(하지만여전히 '기쁨을 마셔버린 붉은 천사' 라던가 '박제가 된 구원'이라던가
'유배 당해버린 젊은 사랑'같은가사들은들을때마다움찔거리곤한다)

그런데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국텐 가사 특유의 중2중2한 감성은 많이 덜어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나는 적응 되서 그 랭보스러움도(ㅋㅋ) 큐비즘적인것도(ㅋㅋ) 좋았지만,
처음에는 진짜 별로다고 생각했거든

많이 단단해지고 여유로와진 것 같다
목소리는 깨끗하고 연주는 환상이고 사운드는 훨씬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져서 참 반갑다.
그들은 소포모어 징크스 따위는 없다는 것도 증명해주었다.

아래는 '저글링'의 가사.


아슬하게 머리 위에 떠 있는 건 
다른 곳을 볼 수 없게 
최면을 건 에피그람(epigram)
위태롭게 두 손을 지나가는 건
쉬지 않고 놀아나는 
지팡일 짚은 볼리션(volition)

도망갈 수 없어 이 궤적 밖으로
팔다리가 바뀐 낯 뜨거운 
고난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네

돌고 돌아 가질 수 없는 권리는 
두 손을 벗어나 다시(또) 다시
속고 속는 이 기가 막힌 묘기는 
믿거나 말거나 할 것 없이 다시(또) 다시

아슬하게 머리 위에 떠 있는 건
수없이 마주쳐 오는 
변덕스러운 미라지(mirage)
위태롭게 두 손을 지나가는 건 
얼굴을 가리고 있는 
수상쩍은 피델리티(fidelity)

도망갈 수 없어 이 궤적 밖으로
팔다리가 바뀐 낯 뜨거운 고난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네

돌고 돌아 가질 수 없는 권리는 
두 손을 벗어나 다시(또) 다시
속고 속는 이 기가 막힌 묘기는 
돌아 돌아 다시 다시
던지고 버리고 뱉어 봐도 다시(또) 다시


괜히 어려워보이는 영어 단어 쓰고 괄호치고 스펠링 적은게 너무 귀엽다
마치 '너희 이런 단어 모르지? 응? 나 똑똑하지?' 하고 과시하는 초등학생 같다
careless를 캘러리스라고 읽었으면서.

이번 노래들은 영어가사 틀린 부분이 없다는 게 괜히 아쉽다
하지만 발음은,



3.
인터파크에서 앨범을 샀더니 팬사인회 이벤트가 있어서 신청했다. 당첨 문자가 왔다.
그리하여 어제는 팬사인회에 갔다왔다.
그래도 팬이랍시고 갔는데 인사만하고 끝내기에는 아쉬워서 질문도 했다.

-저 궁금한 거 있는데요
-뭔데요?
-미늘 마지막부분에요
-네
-그 부분 백워드마스킹이에요?
-네 맞아요
-어, 그런데 거꾸로 돌렸더니 아무것도 안나오던데요
-그게 백워드마스킹 한 걸 음원 추출해서 한 번 더 한거예요.....(선생님 혹은 약장수처럼 설명 시작)... 그래서 돌려도 무슨 가산지 못알아들으실 거예요.
-아..(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고개 끄덕끄덕)
-근데 그걸 '또' 직접 돌려봤어요?

옆에서 김기범은 무슨 프로그램을 썼냐며 신기해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열혈빠순이가 된것만 같아 괜히 민망해졌다.
저 그런사람 아닙니다, 라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그러기도 전에 하현우가 악수를 건네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원래가사는 뭔질 물어보지 못했네. 이런 멍청이.




 
 
 
 
*1000장만 발매한 특별판 한정앨범이 네시간 만에 매진됐다. 나는 발매한 그 날 그 시간부터 소식을 알고 있었다. 살까말까 수십번도 넘게 고민했지만 포기했다. 단지 돈이 없어서 사지 않았던 거다. 그랬을 뿐이다. 그런데 막상 일반판과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았다. 커피 한잔 정도의 차이랄까. 몹시 억울해서 잠도 오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는 건데 사는 건데!
 

 **이번 앨범으로 인해 하현우는 부정할 수 없이 천재라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하현우는 Frank같은 느낌을 준다. 사실 <Frank>를 처음 봤을 때도 내가 제일 먼저 떠올린 건 하현우였다. 둘은 묘하게 닮았다. 다만 어느 누가 조금 '덜' 미쳤을 뿐이지. 난 평생 존이겠지 나도 프랭크이고 싶은데.
어쨌든 I love you all-

***그런데 과연 이들은 라디오헤드 귀싸대기를 때린걸까(ㅋㅋ)

Wednesday, November 26, 2014

다시 또 두근거리며 몸이 달아올라

 
 

 
 
지금부터 시작 될 재미있는 놀이는
여기저기 숨겨 논 나를 찾아 저지른다 

이제 난 변신

지금부터 시작된 끝이 없는 놀이는
여기저기 태어나 가득 채워 터뜨린다

이제 난 무지개로 변신
다시 또 달빛으로 변신
어디든 뜨고 지고 변신
참을 수 없어 무엇이든 변신

우리 같이 놀아보자 
다시 해가 뜰 때까지
모두 벗어던져 보자 
누가 누군지 몰라도
( What should I change again? )

Turn out! Turn out! 
다시 또 두근거리며 몸이 달아올라 

계속해서 시작된 신비로운 놀이는
남김없이 태워도 다시 살아 움직인다

살아난 그림으로 변신
철없는 낙서들로 변신
산 채로 잡은 시로 변신
어디든 쓰고 지워 변신

우리 같이 놀아보자 
다시 해가 뜰 때까지
모두 벗어던져 보자 
누가 누군지 몰라도

Turn out! Turn out! 
다시 또 두근거리며 온몸이 부서진다

( What should I change again? )

선명하게 변해버린 처음 본 이 모습들이 
눈부시게 다가와서 벽에 걸린 내게, 벽에 걸린 내게
누구냐고 물어보네
 
 
 
 
 
 
 
 
오늘 밤 잠은 다 잤다
Ah, 아껴 들어야 오래오래 들을텐데-
Oh, 하지만 난 이미 노예
 
1대체 괴물은 어디 있는걸까 아무리 돌려도 못 찾겠다
2마지막 하현우는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

 

Tuesday, November 25, 2014

first roll_olympus mju





 
 

 
 



9년 된 필름은 생각보다 무척 정상적이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나머지 필름들을 냉장실에 넣어두었다

어두우 곳에서는 웬만하면 플래시를 터뜨릴 것
빛이 조금만 없어도 초점이 다 나가버린다

인물 사진이 참 잘 찍힌다

Wednesday, November 19, 2014

-)


과제하다 뻘짓하기.
정확하진 않겠지만 대충 코드를 찾아냈다
어릴때 피아노 학원에 다닌 보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