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28, 2015

팔자

 
 
 
우연히  <속사정쌀롱> 재방송을 보았다.
'가장 부러운 팔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어느 패널은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팔자를 부러워했고,
또 다른 패널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팔자를 부러워했다
희한하게도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이자람과 조휴일이었다.
나는 돈보다는 재능을 부러워하나 보다
 
이자람은 내가 생각하는 공연예술가로써 가장 이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전통 판소리를 놓지 않으면서 또 작창과 각색으로 직접 무대에 올리는 작업들. 대중들의 인정까지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누군가 내게 롤모델을 물어보면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자람'이라고 답해왔다.
지금은 글쎄. 잘 모르겠지만.
 
조휴일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부럽다. 몹시 부럽다. 사실 이자람보다도 더 부럽다. 
성공한 히키코모리, 만큼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있을까. 나도 달다구리한 컵케이크 먹으러 다니고 기타에 페인트 칠하면서 음원료 꼬박꼬박 받아먹고 살고 싶다
심지어 '집에서 있지도 않은 앨범을 녹음한다고 사람들한테 뻥치고 탱자탱자 놀고만 있을 것만 같'아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기다리는 사람이 한가득이다. 나를 비롯하여.
 
 
만수르나 패리스 힐튼 같은 여느 거부가 아닌 이 둘을 떠올린 것에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면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혹은 단순한 철없음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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