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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아침을 듣자
요새는 아침에 샤워를 하며 아침achime을 듣고 있다 1집부터 셔플로 재생하곤 하는데 의외로 전혀 듣지 않던 '한밤중'과 '스윗식스틴'에 매우 꽂혀버렸다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얼굴에 한가득 물줄기를 맞고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들으면 더 좋다
며칠 전 알바 아닌 알바(?) 후에 다리를 제대로 풀지 않고 잤더니 종아리부터 허벅지께까지 계속 아프다 늦게나마 매일매일 멘소래담 로오션(이라고 써있다)을 바르고 있다 엄마는 지독한 감기로 이틀을 고생했다 나는 그럼에도 아픈 다리를 이끌고 절뚝거리며 공연과 전시를 다녔다 어제는 홍대 오늘은 종로.
무브홀의 음향은 끝내줬다, 정말로.
하현우의 성량이 째지지도 깨지지도 않고 오롯이 전달되는데
귀가 다 녹아버리는 기분이었다 그의 표정이 어쩐 일인지 즐거워보여서 좋았다 나도
린다매카트니의 사진전은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소문만큼은 아니었다 모르겠다 사람이 우글우글 몰리는 것에 극도로 경멸을 느끼는 내 이상한 성격 때문에 제대로 된 감상을 하지 못한 것일수도. 다만 믹 재거의 사진을 볼 때마다 자꾸 웃음이 나왔다 몇 장의 사진에서 사람의 성격이 다 드러난다는 게 참 신기하다 닐 영이랑 제니스 조플린 여사님의 사진도 따뜻하다
사람이 없는 평일 오전에 한번쯤 더 갔다와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내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지
바로 이들. 김사월X김해원.
둘 모두 좀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말주변이 없었다
아주 작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더듬거리면서 신중히 단어를 고르고 골라가며 내뱉는데 내 입이 다 근질거렸다 물론 그마저도 매력적이지만.
김해원은 자꾸 전여자친구를 언급해 실없는 웃음을 유발했고 김사월은 수줍어서 발게진 얼굴로 짤막하게 곡 소개만 했다
지옥으로가버려, 사막 part 2, 사의찬미
는 내마음대로 오늘의 best. 또 듣고 싶다. 라이브로.
공연이 끝나니 저녁이 되어있었다 무리에 떠밀려 우르르 나오는데 바깥에 놀이공원의 그것마냥 아주아주 긴 대기 줄이 늘어서있었다 미술관 안에도 사람이 바글댔다 그 정도의 전시회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미술관 외관 사진을 몇 방 찍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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