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7, 2014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2014.9.27



태어나서 처음으로 평양냉면을 먹어봤다 
전라도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입맛에 안맞을 거라는 말들이 많았다 
그래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다. 아침도 거르고, 
내가 알고 있던 냉면 맛은 잊어야한다고, 
자극적인 맛은 절대절대 기대하지 말자고 자기 최면도 걸었다. 
의정부에 있는 '평양면옥'이었다. 
그런데 웬걸! 정말로 맛있었다 밍밍하고 삼삼하고 또 은근한 맛.
왜 그렇게 생각이 난다는지 알 것 같다.
이렇게 은근한 음식들은 오래오래 맛보고 싶은 매력이 있나 보다
이를테면 우리 엄마가 해주는 만두처럼. 
아, 또 침 넘어간다


쌍문역을 지나가면서 '쌍문영화동호회' 노래를 들었다 기분이 묘했다
괜히 우스워서 혼자 킥킥거렸다
TDCC 내한 또 했으면 좋겠다


처음으로 가 본 SPAF.
<노란벽지>라는 영국 연출가의 작품을 보았는데 신선했다.
'라이브 시네마 퍼포먼스'라는 다소 생소한 형식이었는데
영상과 연극의 혼재가 이런식으로도 구현될 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굉장히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이 짜인 느낌이랄까. 이야기도 강렬했다. 
다만 의문이 들었던 것은, 
이걸 굳이 무대 위에 표현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는가 했던 점. 
연극이라기 보다는 그저 즉흥성과 현장성이 강조된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보이던 혜화동. 사람이 조금만 적었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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