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25, 2014
내 기타는 건들지 말아줘, 아가씨
내가 훔쳐보는 사람들의 블로그가 있다.
이를테면 요조와, 조휴일과, 이석원과, 이동진과
음 또 누가 있더라
언니네 이발관 공식사이트에도 일기장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되었다 무려 2001년부터 시작되는 일기다
그런데 언니네 이발관 사이트에 올라오는 일기와
이석원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이 너무 달라서
조금 멘붕이다
그의 이미지에 금이 가려고 할 것 같은데 꾹꾹 참고있다.
날이 선 문장들은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순화를 거치지 않은 표현들도.
이를테면 ㅎㅈㅇ의 글이라던가.
그와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나는 글 쓰는 남자는
이상하게 어느 정도에 도달하면 더이상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
아무래도 똑똑한 사람이 싫은건가, 아니 단지 동족 혐오인가
조휴일은 음악하는 여자가 징그럽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나도 마찬가지인거야, 라고 결론 짓기로 했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은 안 만날거야.
예전에 무슨 대화를 하다가 이 말을 고등학교 동창 J에게 했던 적이 있다
나는 한참 까먹고 있다가
집 근처 카페 알바생이 잘생겼다는 시답잖은 말을 했는데
J가 '그 사람한테 가서 글 쓰냐고 물어봐' 라며
농담조지만 꽤 퉁명스러운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난다
내 대사를 마음에 담아두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언짢게 생각했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고.
갑자기 미안해지네
오늘도 빙빙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 글을 훔쳐보고 있다
*나는 요조의 글이 제일 좋다. 참 예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읽고 있노라면 든든해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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