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라디오를 듣다가 열이 올라서 신경질적으로 꺼버렸다.
귀를 믿을 수 없었지만 다시 틀어서 듣고 싶지는 않았다
내뱉는 단어 하나에 문장 하나에 듣는 나조차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는데 당사자 본인은 오죽했을까 말솜씨가 유려한 사람도 능숙하게 받아칠 재간이 있는 사람도 아닌 것을 알기에 짧은 침묵의 순간이 몹시 더디게만 느껴졌다 다른 게스트들조차 어색하고도 당혹스런 웃음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일로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모든 애정, 존경심, 다른 사람들과 차별해두고있던 마음 모두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 이 상황이.
아, 저 나이대 기성세대의 남성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은 딱 그정도구나. 아무리 당신이라고해도. 내가 당신을 너무나도 과대평가하고 있었구나.
어쩌면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노래를 재생할 때마다 웬 꼰대할아버지가,
그가 내뱉은 단어가, 문장이 자꾸만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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