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6, 2016
실망하는 일밖에 없다 요즘에는
아침 라디오를 듣다가 열이 올라서 신경질적으로 꺼버렸다.
귀를 믿을 수 없었지만 다시 틀어서 듣고 싶지는 않았다
내뱉는 단어 하나에 문장 하나에 듣는 나조차도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는데 당사자 본인은 오죽했을까 말솜씨가 유려한 사람도 능숙하게 받아칠 재간이 있는 사람도 아닌 것을 알기에 짧은 침묵의 순간이 몹시 더디게만 느껴졌다 다른 게스트들조차 어색하고도 당혹스런 웃음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런 일로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모든 애정, 존경심, 다른 사람들과 차별해두고있던 마음 모두 한순간에 무너져버리는 이 상황이.
아, 저 나이대 기성세대의 남성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은 딱 그정도구나. 아무리 당신이라고해도. 내가 당신을 너무나도 과대평가하고 있었구나.
어쩌면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 노래를 재생할 때마다 웬 꼰대할아버지가,
그가 내뱉은 단어가, 문장이 자꾸만 떠오를 것이다
Sunday, February 7, 2016
외로운것이 외로운거지
애매한 것을 외우다보면 외로운 것도 애매해지지 않을까. 세개의 점이 하나의 직선 위에 있지 않고 면을 이루는 평면은 하나 존재하고 유일하다. 애매한 것을 멍하게 외우며 떨어지는 모습이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답다거나 아름답지 않다거나 봐줄 누군가도 없으므로 아름답지 않은 채로 떨어진다.
에브리띵을 들으면서 몹시 행복에 겨워하는
내 스스로에게 분해져서 반복재생을 멈추었다
이백칠십하고도아홉번 들었다 씨디를 합치면 삼백이 넘었을까
황정은을 읽다 눈물이 났다
도무지
외롭다 라는 말을 연애하고 싶다 라는
가볍고도 시시한 말로 치환해서 뱉어내곤 했다
농담처럼 들리기를 바랐다 청승처럼 보이길 바랐다
누군가를 마주본다고 해소되는 것도 옅어지는 것도 아닌 마음이었다
Saturday, February 6, 2016
유감
누군가의 말마따나
뮤지션과 그 사람 자체의 인격은 분리해서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잘 안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디 씬에서 소위 '병크'라고 불리는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생긴다.
별별 일들이 다 있다 정말
뭐 밴드맨들 트위터만 훑어도 정 떨어질 때가 많지만서도 다 제쳐놓는다 치고
무대에서만큼은 지들이 추구하는 쿨하고 멋진 모습들만 보여주었으면 좋겠는데
그것마저도 어려운 일인가보다
그들 특유의 솔직함과 거리없음이 이제는 독이라고 느껴진다
음원만 찾아 듣고 공연에는 가지 않아야 정신건강에 이로울 것 같다
는 생각이 들면서도 라이브를 보고싶다는 생각은 멈추질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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