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9, 2016

그날 바람은 유난히 습기가 많아서

 
 
그렇게 안산충이 되어가고 있다
 
 


 
이사 후 처음으로 나간 서울 나들이
폭설을 맞으며 칵스를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홍대로 향했다
눈이 쏟아져 퍽 예뻐보이던 중앙역
 


 
자취 첫 날의 첫 음식
 
 
 



 
 
이렇게 나름 료리도 만들어먹으며 잘 살고 있읍니다
둘이 먹기에는 상이 너무 작지만
이제는 적응해서 새로 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
 
다음에는 고추장찌개를 끓여볼 예정
 


 
주말에 세희언니 공연보고 승화랑 슬기랑 중앙동 갔다가 삼치기 갔다
광창과 졸업생? 혹은 재학생?이라던 사장님은 엄청 친절하셨고
음식도 훌륭하였으나 너무 비싸
 


 
홈플러스 갔다 돌아오는 길의 안산천은 이렇게 퍽 예쁘기도 하구요
날 풀리면 자전거 타고 다녀야지
 

 
벽이 너무 허전해서 이렇게 엽서도 붙여놓았다
캐롤과 김사월, 뭉크의 키스와 J가 선물해준 제나 할러웨이 엽서.
 
한데 모아보니 꼭 레즈비언이 된 것 같기도
 



 
처음으로 수강신청을 실패했었는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정정했다 아 시간표 예쁘다
 
 
 
+
 
 
요즘 내 삶의 낙
임시완 이후로 이렇게 잘생기고 젊은(어린) 남자를 좋아해보는 것이
처음인지라 기쁘다
 
이렇게 드라마가 무섭습니다
 
 
 
내 삶의 낙2
둘 덕분에 생전 안보던 뮤뱅을 챙겨보고 있다
이 안무에 뿅 반했다 문스타랑 휘인 넘 예쁘다
 
 
 
내 삶의 낙3(.......)
 



 
2/29
플래시플러드달링스: "우와, 되게 거시기하다(웃음) 제 남자친구, 너무 고마워. I love you Chris!
'별'은 제가 커밍아웃한 이야기를 만든 곡이예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동성애자인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더럽고, 이상한 거라고 생각하고. 하지만 절대로 그런거 아닙니다. 제가 어렸을 때 누군가 그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더 힘이 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린 퀴어분들께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을 보다가 플플달의 수상소감이 너무 예쁘고 좋아서, 그리고 그 미소가 예뻐서 적어두었다
퀴어가 아님에도 힘이 솟았다
 
 
 
3/1
말갛고 나른한 얼굴을 가진 사람을 바라보고 싶어졌다
 
 
3/3
자취방의 벽은 습자지마냥 얇아서 연기과 사람들이 뮤지컬 넘버 부르는 소리와 피아노 뚱땅거리는 소리가 다 들린다
나도 이따금 노래를 크게 부르고 싶지만, 아주아주 작은 목소리로 잠시동안만 흥얼거리는 것이 전부일 뿐
 
 
3/4
날이 너무 좋아 이사킥을 듣지 않고서는 못배기겠다는 마음
 
 
3/7
자존감이 높고, 책을 아주 많이 읽고, 예쁜 단어들을 골라 엮어 만든 문장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3/9
시나리오도 희곡도 드라마도 재미없다
 
 
 
 
 

Tuesday, March 1, 2016

젊은 여자



-세상에 예쁜 여자가 너무도 많다
라고 중얼거리며 나는 열차에 올랐다
 
 
충무로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여자를 보았다 무릎이 조금 넘는 기장의 스커트를 입고, 허리께가 파인 갈색 롱코트에 예쁜 단화를 신고 있었다. 목을 두어번 감은 회색 머플러는 골반 아래로 내려왔다 가죽 클러치백을 든 손 위로 단정히 정리한 손톱이 눈에 띄었다 조금 어두운 갈색의 머리칼이 어깨 위로 흩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보이는 콧망울이 맑았다 아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콧대였다 알맞은 색의 검정 스타킹이 다리를 감고 있었다
 
블로그도 그러하지만 관음하는 트위터의 계정들이 몇몇 있다 물론 텀블러도 마찬가지지만. 굳이 필터를 끼우거나 보정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맨 얼굴들, 사진들. 애쓰고 고민하지 않아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쏟아지는 담백하고 예쁜 문장들, 맘에 드는 상념들. 봄이 온다거나 비가 내린다거나 하는 별거 아닌 조잘거림임에도, 그저 예뻐서 오래도록 눈에 담아두곤 한다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그들을  '홍상수 영화에 나올법한 여자'라는 명칭으로 묘사한다.  <우리 선희>의 정유미라던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의 정은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김민희를 떠올리게 하는. 이를테면 풀꽃같은.
 
나는 화장하지 않은 맨 눈을 부끄러워하며 이마에 난 작은 뾰루지를 부끄러워하며 진한 화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아름다운 그 여자를 훔쳐봤다 어딘가 쓸쓸하지만 사려깊어보이는 눈빛을, 냉랭하지만 누구도 함부로 대할 것 같지 않은 표정을 조금 조금 더 오래 바라볼 수 없음에 아쉬워하며 끝끝내 열차에 오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