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ne 22, 2015

모두 추락해서 지구를 박살내자

 
 
 
여태껏 갔던 너트 공연 중 가장 길었고, 더웠고, 습했고, 
미쳐있었던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이지 몇몇 무대들은 잘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라이브가 희귀한 '만성피로'와 '묘비명' '로즈뱅'은
똑똑히 머릿속에 남겨두었다는 것.
가장 최애곡인 '펑크걸'과 '순이 우주로' 또한.
 
정말정말 좋았다, 라는 것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는 것이 참 애석하다
  
앵콜 때의 '다죽자'는 시간이 아주 흘러도 영영 잊지 못할 것만 같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여 소년 같았던 캡틴도 (하지만 엉덩이는 이제 그만 드러내세요),
당최 그 긴 시간 동안의 무대를 어떻게 감당해내는 건지 신기할 정도로 마른 박윤식과 그의 가느다란 손목도,
양주를 쉴새없이 퍼부어마셔대던 족귁 아즈씨도,
말을 버벅거리며 씩 웃던 이상혁도,
일주일 뒤에 뺄 거라며 수줍게 드러내보이던 이상면의 뱃살도, 
만취한 채로 캡틴의 머리에 맥주를 쏟아붓던 갤익의 이주현과 박종현 또한. 
 
공연이 모두 끝나고 멤버들이 모두 무대 가장자리까지 나와
일일이 팬들의 손을 잡아주고 인사를 해주었다.
그 눈빛들은 몹시 따뜻했고,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스물두살 여자애에게 퍽 많은 영향을 끼쳤던 8여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주간 공연을 가지 않아 근질근질했던 배가 싸아아, 하고 풀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뜻밖의 수확.
국텐이 부르는 '말달리자'는 정말 의외의 귀호강이었다.
이들도 언젠가 이십주년이 되어 기념 공연을 하겠지
 
 
 
p.s
 


우리 모두 '입닥치고 펑크록!'

핀버튼이 주렁주렁 달린 가방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풍요로와진다
몇몇 밴드의 것만 더 추가하면 여한이 없겠는걸─


p.s 2

캡틴이 어제 오늘 셋리스트가 '존나' 다를 거라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오늘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유원지의 밤' '뜨거운 안녕' '개가 말하네' 를 했다고.
진즉에 양일 예매 안 한 과거의 나를 탓해야지 어쩌겠나.
속이 쓰리다.


Saturday, June 20, 2015

꿈도 없이 열 몇 시간을 자면 뭔가 손해 본 느낌

 
 
 
 
 
 
커튼을 새로 달아 기분이 좋다
덕분인지 숙면했다 아침에 깨어날 때도 상쾌하구나
 
 

Saturday, June 13, 2015

위험한 남자

 
 
 
 

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너는 정말 이기적이고 가망없는 나쁜년이야
 
...
니가 얄밉지만 밉진 않아
정말 미운 건 내 마음이야
 
 
 
 
내가 그를 실제로 아는 것은 아니기에 뭐라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오도함은 퍽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 색골에 돌아이인줄로만 알았는데
똑똑하고 자기 주관도 뚜렷한 돌아이다 무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듣다보면, 약간 높고 맹한 듯 비음 섞인 목소리로 그러나 논리정연하게 말을 하는데 그 목소리와 말솜씨에 호감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의 넘치는 매력을 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 모습이 묘하게 얄미우면서도 참 부럽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가지지 못할 것 같은 그 모습이.
ask.fm의 답변 또한 매력적이기 그지없다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파블로프의 곡들만 들어서는 몰랐는데
그가 쓰는 곡들을 보면 의외로 검정치마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망없는 나쁜년'과 '낙성대 지날 때 쯤에'는 딱 내 취향.
물론 파블로프의 노래들도 좋지만─


후회


요즘 느끼는 것이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가서 후회하는 공연은 없다는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원하지 않던 사람을 만나 후회하지 않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늘 그렇다. 귀찮아서 가지 않았던 공연의 분위기는 언제나 역대급이고, 같잖은 연민 혹은 일말의 희망 때문에 유지시켜왔던 관계는 그 끝이 애석하기만 하다.

 

나는 너무 쉽게 내 웃음을 내어준다

 

 
 
 

 
새벽부터 일어나 동 트는 걸 모두 보았다
아침형 인간이 다 되었다

Monday, June 8, 2015

버려진 식물처럼



 
 
                                         <관찰기>, 하재연





Wednesday, June 3, 2015

자꾸 생각나




사홀페에 다녀온 후로 자꾸만 오도함이 생각난다 
파블로프의 무대가 매우 강렬하긴 했다 그렇게 보고싶어 하던 다른 뮤지션들을 제칠 정도로
외형만 보면 전형적인 여자 밝히고 섹스 좋아하는 그러나 잘생기지는 않은 보칵생 선배 스타일인데
매력 쩐다 희한해


 
으으